떠나가는 너 / 柳溪 권성길
기차 떠나는 철로위를 동행하는 너
큰 힘의 바람이 철로를 진동한다.
세월이 떠나가며 콧노래의 여운
유독 떠나지 않으려는 마음
그 자리를 지키려는 인간을 비웃는다.
세찬 바람아!
뼛속까지 파고들어 낯설지 않건만
손난로 하나 가슴에 품고 사는 세월
옆에 와 있는 천사가 서 있으며
그저 눈 한번 껌벅 그렸을 뿐이다.
찬바람 몰고 떠나는 너
속울음 삼키고 가슴 조이며 가는
너의 뒷 모습을 어쩌랴
이미 기울어진 엄동을,
통속이라는 가지마다 걸어 놓은
이런저런 생각으로
떠나는 너를 배웅한다
마음이 지나간 발자국마다
떠나는 너의 숨소리 생각하며
떠나간 옛 애인 흔적 지워지지 않듯
이공일팔 아름다운 너의 뒷 모습
오래 남아 여운되어 마음의 반찬이 된다.
(2018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