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손버릇
柳溪 권성길
일곱 살 영수는 심부름만 갔다 오면 엄마에게 혼이 났습니다.
농사지으랴, 올망졸망한 5남매를 키우랴, 늘 일손이 모자란
어머니는 언제나 막내 영수에게 심부름을 시켰습니다.
“찐빵 사오너라”
“콩나물 사오너라”
그런데 영수는 찐빵이나 콩나물을 어제나 절반만 사왔습니다.
어머니는 영수를 혼냈습니다.
“너 또 과자 사먹었지! 언제 그 버릇 고칠래?”
어느 날인가는 회초리를 든 적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 버릇을 고치지 못했습니다.
화가 난 어머니는 가게에 전화를 걸어 말했습니다.
“우리 얘가 가면 사탕 같은 것 주지 말아요.”
그런데 가게 주인이 “사탕 같은 건 산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아무래도 이상해서 어머니는 어느 날 영수를 뒤따라가 봤습니다.
가게에서 나온 영수는 집으로 곧장 가지 않고 가게 옆 공터로
걸어갔습니다. 어머니는 영수가 어디를 가나 궁금해 하며
조용히 뒤따라갔습니다.
영수는 공터 한 귀퉁이에 있는 허름한 비닐하우스로
들어가더니 그곳에 사는 할아버지에게 봉지 안에 있는
것을 한 움큼 집어 덜어 주었습니다.
할아버지는 “아이쿠, 오늘도 왔냐?”라며 영수를 반겼습니다.
어머니는 그 광경을 보고 말없이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영수에게 또 심부름을 시켰습니다.
이번에는 두 배의 돈을 주며 말했습니다.
“하나는 비닐하우스 할아버지 드리고 와라.”
(2018. 07.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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