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승부수는 공군, 핵? 생화확? 특수전 공포 없애야
한국 사회에는 북한 도발에 대처하는 두 가지 흐름이 있다.
하나는 “단호하게 하다가 북한이 전쟁을 일으키면 어쩌나”라는 위축적인 것이다.
다른 하나는 “북한은 전쟁을 일으킬 능력이 없다.
그러니 자신감을 갖고 단호히 해야 한다”는 적극적인 것이다.
한반도 역사를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건 후자(後者)일 것이다.
현대전은 공중에서 거의 결판이 난다.
2003년 3월 이라크 전쟁 때 미국은 공습으로 전쟁을 시작했다.
후세인 가족의 벙커, 군 지휘·통신센터, 레이더·미사일 기지, 군 비행장 등을 정확하게 타격했다.
수일 만에 목표물은 거의 파괴됐고, 이라크 전투기는 날지 못했다.
개전 2일 만에 바스라, 15일 만에 바그다드가 함락됐다.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면 한·미 공군은 북한 목표물 수천~수만 개를 공습하게 된다.
먼저 EC-130과 EA-6B 같은 전자전(電子戰) 항공기가 북한의 통신과 레이더를 교란한다.
F-16의 레이더파괴 미사일(HARM)은 전파를 추적해 레이더를 폭격하며 F-22, F-15
그리고 F-16이 고공에서 정밀유도폭탄으로 공습한다.
한·미는 개전 초 ‘하루 총 출격 2000회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미 공군은 성능과 물량에서 북한을 압도한다.
한국 공군은 F-16은 160여 대 그리고 성능이 곱절인 F-15K는 39대를 가지고 있다.
미 공군은 F-16, F-15E에다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최신예 F-22까지 보유하고 있다.
북한 공군은 전투기는 많지만 고성능 기종은 턱없이 부족하다.
F-15급은 한 대도 없고 F-16과 비슷한 MIG-29도 20여 대밖에 안 된다.
‘하늘의 레이더 기지’ 공중조기경보기(AWACS), 전자전 항공기
그리고 HARM 같은 핵심 무기체계는 아예 없다.
내가 만난 전·현직 공군 지휘관들은 “특별한 상황이 없는 한
개전 후 3일 안에 평양~원산 이남에서 공중 우세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3일이면 북한 장사정포의 최소 70%를 억제할 수 있다”고도 했다.
해군·해병대·육군·특수부대도 중요하지만 역시 결정적인 전력은 공군이다.
공군의 승리를 자신하면, 그리고 나머지 전력도 우월하거나 대등하다면 별로 무서울 게 없다.
북한의 핵·생화학·특수부대도 지나치게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북한이 설사 핵을 폭탄으로 만들었어도 그 무거운 폭탄을 실을 데는
IL-28 같은 구형 폭격기밖에 없다.
그런 폭격기는 북한 후방에 있는데 유사시엔
한·미 공군이 북한의 비행장이나 상공에서 파괴할 수 있다고 한다.
핵 사용을 기도하는 건 북한 정권의 자살행위다.
국제사회는 인류의 이름으로 북한 지도부의 목숨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생화학 무기나 특수부대는 정규군·예비군 그리고 일반 국민이 협력해서 대처하면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
“잠수함 하나 못 잡는 군을 어떻게 믿나”라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북한의 어뢰 기습은 하이에나가 잠자는 사자의 발가락 하나를 문 정도다.
기습을 해도 하이에나는 하이에나일 뿐, 사자를 이기진 못한다.
F-15K 한 대는 1억 달러다. 북한이 그렇게 간절하게 매달리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의 1년 수입을 넘는다.
그런 전폭기를 남한은 39대나 가지고 있고 곧 21대가 더 들어온다.
남한의 국내총생산(GDP)은 북한의 40배다.
삼성전자의 1년 순익(15조~16조원 예상)만 가지고도 재건할 수 있는 게 북한 경제 규모다.
이런 북한은 남한을 상대로 전쟁을 할 능력이 없다.
그러니 북한에 대해 적극적으로 무력을 사용하자는 얘기는 아니다.
국가의 능력을 믿고, ‘확성기 조준격파’ 같은 북한의 협박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감으로 단호히 대처하면 한반도의 운명을 남한이 주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회 일각의 패배주의는 국가를 믿지 못하고
북한의 능력을 필요 이상으로 두려워하는 태도다.
이런 패배주의는 부강(富强) 한국의 길을 닦았던
경제개발 선조들에 대한 모욕이다.
김진 논설위원·정치전문기자
김진 기자 [jinjin@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