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최고의 순간
柳溪 권 성 길
이씨는 사업을 하다가 수억 원의 빚을 지게 되었습니다.
처갓집 땅 다 팔아먹고, 형제들 돈까지 다 가져다 썼지,
가정에도 소홀히 했지, 그야말로 인생 바닥을 치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대로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벌떡 일어나 일거리를 찾아다녔습니다. 밤 12시가 되면 24시간
사우나로 가서 매일 두 시간씩 청소를 합니다. 사우나 청소가
끝나면 곧장 수백 세대의 아파트에 신문을 돌립니다.
아침에는 떡 배달, 오후에는 신문 판촉과 폐지 수집을 합니다.
너무 많이 오르락내리락하는 바람에 그가 타고 다니는 차의
의자 덮개가 터져버렸습니다.
밤9시가 되면 마지막 아르바이트로 전주에서 군산까지 떡 배달을
합니다. 가다가 잠이 쏟아지면 차에서 내려 소리를 지릅니다.
고함을 지르다 보면 어느 덧 잠은 깨고, 다시 운전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천근만근 무거워진 몸을 이끌고 그는 다시 사우나로 갑니다.
청소를 하기 전, 보일러실 한편에서 자는 단잠은 겨우 한 시간짜리
잠입니다. 한 시간 뒤에 다시 하루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잠자는 것이 아니라 죽어버린 것 같아요. 정말 잠이 맛있어.”
그렇게 하루 일곱 개 정도의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은 한 달에
450만 원 정도, 그 돈은 대부분 빚 갚는 데 사용됐습니다.
이런 생활이 벌써 10년……. 드디어 마지막 남은 빚 100만 원을
송금했습니다. 이로써 빚 3억 5천만 원을 모두 갚았습니다.
빚을 모두 갚은 날, 그는 한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20만 원짜리
월세방을 벗어나 아내와 단 둘이 살 수 있는 전세방을 얻는 게
새로운 꿈입니다.
TV 다큐멘터리에서 알바의 왕인 이씨를 보다가 생각했습니다.
그가 24시간 쉼 없이 일할 수 있는 힘, 그건 소박한 꿈 덕분이었습니다.
오직 가족과 함께 지내고 싶은 꿈, 그 꿈을 위해 그는 달릴 수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하는 지금 이 순간은 이미 꿈을 이룬 시간입니다.
가족과 마주 볼 수 있는 이 시간이 인생 최고의 순간입니다.
(2018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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