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스크랩] 아름다운 사람

검은물개들 2018. 11. 28. 20:43
      아름다운 사람 柳溪 권성길 어느 잡지사에 근무하는 여기자의 이야기입니다. 패션 화보 촬영차 일본 삿포로에 출장을 갔습니다. 삿포로에 도착해서 여장을 풀었습니다. 세 시간 후부터는 빡빡한 취재 일정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일정이 끝나면 바로 한국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친구가 삿포로에 가면 꼭 가보라고 한 공원이 떠올랐습니다. 영화 촬영지로도 유명하다고 하였습니다. 여기자는 틈이 날 때 얼른 그곳에 다녀오려고 호텔에서 나와 택시를 잡아탔습니다. 택시 기사에게 서툰 일어로 그 공원을 가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공원 이름이 뭔가 잘못되었나 봅니다. 기사는 그곳을 잘 모른다고 했습니다. 여기자는 떠듬떠듬 영어로 영화 촬영지라고 설명했고, 기사는 “아, 알 것 같다”며 출발했습니다. 그런데 결국 그곳을 찾지 못했습니다. 내비게이션이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기사는 도중에 공중전화 앞에 차를 세워 동료에게 전화로 묻곤 했습니다. 그런데도 결국 찾지 못했습니다. 기사가 어쩔 줄 몰라 하며 계속 “용서하세요.”를 반복했습니다. 기자는 아무래도 취재 시간에 늦을 것 같아 그냥 호텔로 돌아가 달라고 했습니다. 호텔로 돌아온 기자가 택시비를 내려고 하자 기사는 절대 받을 수 없다는 손사래를 쳤습니다. “그래도 삿포로의 이곳저곳 드라이브를 잘했습니다. 그러지 말고 받으세요.” 기자가 말했지만 기사는 90도 각도로 인사하며 말했습니다. “절대 받을 수 없습니다.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기사는 다시 한 번 꾸벅 인사를 하고는 돈을 받지 않고 가버렸습니다. 기자는 택시가 사라질 때까지 바라봤습니다. 비록 아름다운 공원에는 가보지 못했지만, 기자는 아직도 삿포로를 아름다운 여행지로 기억합니다. 그곳에서 최선을 다한, 아름다운 사람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2018. 11. 22)


출처 : 소망의 동산
글쓴이 : 끄싱개 원글보기
메모 :